그동안 착하고 너그러운 부자, 칭찬 들을만한 부자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깨끗한 부자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았었지요. "청부(깨끗한 부자)"가 신조어로 등장했는데, 왜 그런 말을 쓰게 되었을까요? 역사 속에 있었던 그리고 지금도 곳곳에 있는 착한 부자들, 너그러운 부자들은 별로 욕심이 없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가난한 사람들을 보면 더 나누지 못해서 미안해 하고, 생활 수준이 높은 것을 좀 부끄럽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겸손하다면 말입니다...

그런데 '청부'란 말을 사용하게 된 것은 '청빈'처럼 깨끗하다는 말도 듣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누가 더럽다고 말한 것도 아닌데, 현 시대에 부자들에 대한 공격이 만만치 않으니까, 자신을 변호하려는 마음으로 '난 누구에게도 부끄러울 것도 없고 미안할 것도 없어. 깨끗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청부'라는 말 속에 보호 받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청빈의 삶을 살았던 사람들은 보다 맑고 깨끗한 삶을 추구하며 지속적으로 자기를 비워갔습니다. 가난을 힘들어 하거나 가난 때문에 상처 받은 것이 아니라, 무소유를 통해 진정한 자유를 배우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청부'를 말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비우려고 하기 보다, '깨끗하다, 부끄러울 것이 없다'는 말을 듣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로부터 인정 받고 싶은 걸까요?  

저는 무작정 부자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목소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청부라는 말이 등장한 것이 실망스럽습니다. 그냥 사랑을 실천하고 선한 사업에 넉넉한 부자, 많이 가진 것을 좀 부담스러워하고 더 나누지 못해서 좀 미안해 하는 부자로 살라고 하고 싶습니다. 착하고 너그러운 부자라는 말에 만족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깨끗한 부자라고 말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