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주시는 거울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거울 중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성경(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말씀은 살아있고 운동력이 있어 좌우에 날 선 검과 같습니다. 우리를 찔러 쪼개어 우리 마음의 생각과 품은 뜻을 감찰하셔서 우리를 변화시킵니다. 묵상하는 사람은 말씀의 거울에 비친 자신을 들여다 보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이여 나를 살피사 내 마음을 아시며 나를 시험하사 내 뜻을 아옵소서. 내게 무슨 악한 행위가 있나 보시고 나를 영원한 길로 인도하소서.”

말씀 앞에 머물러 말씀의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본다는 것은 특별한 겸손을 요청합니다. 내가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것 같지만 그보다 말씀이 나를 읽고 살펴보도록 하는 것입니다. 내가 성경말씀을 해석하지만 그보다 성경말씀이 나를 해석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자연도 하나님께서 주신 거울입니다. 예수님은 하늘을 나는 새와 들에 핀 들풀을 보며 우리를 돌보고 먹이시는 하나님을 보라고 하십니다. 길가와 밭에 뿌려지는 씨앗들이나 포도나무를 보며 우리 마음이 어떠해야 할지 가르쳐 주십니다. 추수가 가까운 밭을 보거나 저녁 노을이 붉은 것을 보며 하나님의 때가 가깝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렇게 자연은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선하심과 성실하심, 그리고 하나님의 뜻을 알게 해주는 거울입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는 윤동주 시인의 고백은 되돌아봄(reflect)의 깊이를 말해 줍니다. 그렇게 자연의 섬세한 움직임을 통해서도 자신의 삶을 깨끗하게 가꾸는 사람은 복 있는 사람입니다. 시냇가에 심긴 나무를 보면서, 혹은 바람에 나는 겨를 보면서,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를 돌아보면 좋지 않겠습니까? 흐르는 강물, 펼쳐진 대지, 하늘을 떠가는 구름 모두를 거울로 삼아 자신을 돌아볼 때,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을 더 닮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역사, 지나간 시간 또한 하나님께서 주신 거울입니다. 고린도전서 10:1-12를 보면 이스라엘 조상들의 지난 역사를 거울로 삼아 오늘 우리 자신을 돌아보라고 하십니다. 믿음의 선조들의 발자취, 그들의 귀한 걸음뿐만 아니라 연약함과 실패는 단지 과거의 사건들이 아닙니다. 오늘을 사는 백성들을 위한 것입니다.

인간은 역사의 교훈을 받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독재자의 마지막을 본 사람이 또 독재자가 되고 술이나 도박으로 망한 아버지를 본 자식이 또 그 길을 가기도 합니다. 지난 과거를 거울로 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역사는 오늘 우리를 돌아보도록 하나님께서 주신 거울입니다. 우리가 개인적으로 걸어온 지난 발자취도 거울입니다. 그 거울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겸손해지고 마음과 삶을 새롭게 하는 사람이 하나님의 사람입니다.

또 하나의 거울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듣고 보고 만나는 사건들입니다. 누가복음 13장을 보면 예수님 당시에 있었던 큰 사건 사고 소식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빌라도가 갈릴리 사람 몇을 학살한 사건, 그리고 실로암에 있던 한 망대가 무너져서 열 여덟 사람이 깔려 죽은 사건입니다. 사람들은 그 사건을 가지고 예수님께 나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다 그렇게 망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건 사고를 보면 재판관이나 구경꾼이 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통해서도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을 신실하게 따르는 사람들은 어떤 일에도 재판관이나 구경꾼이 되지 않습니다. 그 사건을 통해 자신을 돌아봅니다. 그때에만 우리도 예수님처럼 사건들 속에 있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고 또한 예수님을 닮아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