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평화주의

조회 수 1165 추천 수 0 2005.02.27 18:48:40
바나바 *.95.163.179
어려운 질문을 하셨네요. 아마도 이 주제는 언젠가 토론방에서 다루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메노나이트 교회에 속한 모든 사람이 예외 없이 군복무를 거부해 온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일반 크리스천들이 갈등 없이 군복무에 충성해 온 것과 달리, 메노나이트 교회는 내부에서 이 문제로 갈등하였지만, 오해와 박해를 받으면서도 전체적으로는 거부하는 입장을 갖고 있지요. 그 이유는 ...

국가가 무엇인가? 하는 어려운 질문부터 생각할 필요가 있지요. 내가 속한 국가와 민족에 무조건 충성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인데요, 만약 히틀러 치하의 독일인으로 살아간다면, 일제시대의 일본 크리스천이라면, 국가의 명령을 어기고 박해 받는 유대인을 돕거나 조선인을 도우면 민족의 배신자가 되는 것인가요? 만약 로마의 시민으로 태어나 모슬렘을 학살하던 십자군 전쟁에 출전해야 한다면, 과연 크리스천으로서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애국 애족이 무엇일까요?

메노나이트들은 자신들의 시민권을 하나님 나라(Kingdom of God)라는 다른 국가에 속한 사람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물론 대부분 크리스천들도 그렇겠지요. 차이가 있다면, 메노나이트들은 지상에서 속한 국가나 민족의 요청이 하나님 나라의 세계관의 요청과 다를 때, 따르지 않습니다. 대부분 크리스천들은 지상에서 속한 나라와 민족의 요청에 우선 충성하는 경향이 있지요. "호국불교"라는 말처럼 "호국 기독교"로 역사 속에서 존재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십자군 전쟁에 참여하여 무고한 생명들을 죽이기도 하고, 심지어 크리스천들끼리 전쟁을 치르기도 하지요. 유럽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 역사는, 서로 소속 국가가 다르다는 이유로 크리스천들끼리 죽이고 죽는 비극이었습니다.    

"누가 내 어머니며 누가 내 형제들이냐?" 반문하셨던 예수님의 뜻은, 일반 사람들은 이미 형성된 관계들(혈연, 지연, 학연 등)에 자연스럽게 충성하며 살아가지만, 하나님 나라의 백성은 혈통이나 국가, 민족보다 훨씬 크신 하나님 안에서 새롭게 갖게 된 소명에 보다 신실해야 한다는 것 아닐까요?  

더 큰 하나님의 눈으로 지구촌을 보고 싶습니다. 마치 가족 이기주의나 지역 이기주의가 나쁘다고 말하는 이유가 더 넓은 우리를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과 같습니다. "우리"를 얼마나 넓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각 사람들의 선택은 사뭇 다를 것입니다. 좁은 사람은 영호남의 지역 감정에서도 벗어나지 못할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핏줄이라는 좁은 감정에서도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반면에 넓은 사람은 민족과 국가에 대해서도 배타적 사랑을 갖지 않겠지요.  

내 국가 내 민족이란 울타리도 넓혀야 하지 않을까요?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대상으로 모두를 품는다면, 도대체 누가 내 가족이며, 누가 내 마을 사람들이며, 누가 내 민족인지, 그 답이 다를 것입니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좀 더 고민하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메노나이트의 이런 중립적 입장 (어느 민족이나 국가 편에 서지 않는 입장) 때문에, 그들이 세계의 모든 분쟁 지역에서 화해케 하는 사역을 하는 NGO로 환영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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